영화관 티켓판매기, 유감…

요즘은 영화를 보러 갈때 주로 인터넷 예매를 하게 된다. 좋은 자리를 인터넷으로 미리 보고 예매를 한 뒤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영화시작 10~20뒤 영화를 보러 가서 예매한 티켓을 발급받고 보면 시간도 절약되고 좋다. 그러나, 영화를 꼭 인터넷으로만 예약하는 건 아니다.

지난 주말 영화를 보려고 L영화관을 가던 길에 아이폰으로 영화관 앱을 실행시켜서 영화를 미리 예매하려고 시도 하였으나 3G망이 문제인지 앱이 문제인지 앱에 연결된 서버의 문제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극장 선택화면에서 넘어가지 않아 그냥 때려치고 영화관에 직접 가서 예매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당 영화관은 기존에 티켓판매대를 없애고 그 자리에 대신 티켓발매기를 갖다 놓았다. 어림잡아 10~12대는 되는 듯 싶었다. 사람들마다 삼삼오오 기계를 대면하면서 티켓을 구매하거나 발급받았다. 근데, 이것도 말썽이다. 티켓을 직접 ‘구입’해서 보겠노라며 시도하였으나 갑자기 영화예매 프로그램이 꺼진다. 해당 시스템이 Windows XP였다.

영화관 티켓발매기

이 Windows XP가 해당 프로그램이 ‘런타임 오류’가 발생했다고 친절히 알려준다. 이건 데스크탑PC에서도 보기 드문 오류인데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어쩌랴.. 다른 발매기를 찾아 시도.. 해당 자리 나갔단다.. 다른 자리로 시도.. 다시 시도, 같은 오류로 실패.. 다른 발매기를 또 찾으니 자리가 다 나갔다.. 황당해서 직원을 찾아 물어봤더니 오류가 나면 해당 자리가 보류 처리가 되서 예매가 안되니 옆에 직원에게 가서 예매를 하란다.

이럴거면 뭣하러 티켓발매기를 갖다 놓은 걸까? 프로그램 버그라도 좀 잡고 갖다 놓던지.. 결론은 해당 L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지 않기로 했다. 고객이 이렇게 티켓 하나 발급 받으면서 스트레스를 왜 받아야 하는가. ‘기계’가 시키는 대로 카드번호 입력하라면 입력 하고 포인트카드 입력하라면 입력하고 그러면서 정말 ‘번.거.롭.게’ 티켓 예매를 하면서 영화를 볼 가치가 있는걸까?

물론, 명분은 있을지 모르겠다. 더 질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함 일수도 있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할 수도 있고 아무래도 후자일꺼 같은데 인건비를 줄이면서 질 좋은 서비스가 가능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영화 티켓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고 8,000~9,000원씩 하는데, 고객이 왜 굳이 기계와 쎄쎄쎄 하면서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수도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조금은 불쾌했다고나 할까? 지난 일요일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를 한 뒤 C영화관에서 결국 영화를 봤다. 근데, 그곳도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었다.

조급해 하지 말자, 노력뒤에 결실을 기다리자.

개인적으로 작년과 올 한해는 글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도 힘든 일이 많았다. 정말 그랬다. 그렇지만 겉으로 표현을 하지 못했다. 아니 안했다. 아픈 내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책의 표지

그래서 인지 내 안에서 상처가 조금씩 곪아갔던 것 같다.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내 자신에는 내가 없었다. 누군지도 모르겠다.

그저 무언가에 씌여 정신 못차리고 있는 27살의 또 다른 내가 있을 뿐이었다. 하긴, 이런게 하루이틀은 아니었다. 언젠가 부터 내가 아닌 삶을 내 스스로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만났다. 사실, 이 책에 선뜻 손이 가지도 않았고 가방에 일주일을 넘게 가지고 다니면서도 읽어볼 용기가 감히 나지 않았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던 걸까?

조심스럽게 이 책을 열어 읽어나가니 이상하게도 마음에 평온이 왔다. 내 마음의 상처를 조금은 치유해 주는 것 같았다. 조금씩 천천히 자연스럽게..

물론, 내 자신이 뜻하지 않은 많은 이런 저런 상황에 놓이게 된 세상의 탓, 세상의 잘못 도 있다. 하지만 먼저 나에게 문제점이 있었단걸 알게 되었다. 아니 내 잘못도 아니었다.

내 자신의 문제는 친구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까닭에 말도 되지 않는 조급증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 보다 먼저 저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내 자신 문제의 원인 이었다. 그런 나를 스스로 병들게 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한가지 깨달은 사실은 누군가 보다 먼저 올라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 보다 얼마나 더 높이 올라가느냐 이다. 아니, 더 크게 올라가느냐 이다. 또한, 큰 한방이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내 자신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조급해 하지 말자, 노력뒤에 결실을 기다리자.